때는 봄, 봄날은 아침🌿

詩시 <비오는 거리> 이병각 본문

위로가 되어 줄 시

詩시 <비오는 거리> 이병각

His 제이 2024. 9. 20. 22:11

 

비오는 거리

 
저무는 거리에
가을 비가 나린다.
 
소리가 없다.
 
혼자 거닐며
옷을 적신다.
 
가로수 슬프지 않으냐
눈물을 흘린다.
 

 이병각, 《文章》 1939. 12
《Rainy Day Paris》 Joshua Fennell

 
 
 
해 질 녘 소리 없이 내리는 가을비를 상상해 본다.
 
인적 없는 그 거리를,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혼자 거닐며 애수에 잠긴 이가 있으니 참 애처롭다.
 
가로수는 그저 제 자리를 지키고 서서 비를 맞고 있는데, 괜히 가여워 눈물이 난다.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가을비, 참 듣기 좋은 가을비. 누군가에게는 슬픈 가을비.
 
가을비야, 부탁할게.
소리 없이 내려와 슬픈 이의 마음을 다독여 주렴.
 

- J -

 
 

 
 
 
 

 
시인 이병각 李秉珏 (1910 ~ 1941)

'위로가 되어 줄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詩 <귀천> 천상병  (0) 2024.09.25
시詩 <나의 집> 김소월  (0) 2024.09.23
시詩 <먼 후일> 김소월  (1) 2024.09.13
시詩 <가는 길> 김소월  (3) 2024.09.12
시詩 <한동안 너를> 고석규  (1) 2024.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