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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 어느 날 꽃과의 대화 > 이해인

His제이 2025. 2. 4. 21:52

 

어느 날 꽃과의 대화 

 
 
내가 꽃에게 말했다
‘오늘도 조용히
그 자리에서
피어나느라고 수고했어요’
꽃이 나에게 말했다
‘오늘도 그 자리에서
힘든 순간도 잘 견디며
살아내느라고 수고했어요’
우리 둘이
마주 보며
활짝 웃는
한여름의 꽃밭
어딘가에 숨어 있던 행복이
가만히
웃음소리를 낸다
 
 

이해인, 「이해인의 햇빛 일기」 에서
Ann Mortimer 作

 
 
 
 
삶은

숨만 쉬면 어찌 되었든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의지를 다하여 '살아내는 것'이라고
나는 나에게 말해 왔어.
꽃아, 너도 마찬가지구나.
저절로 피는 것이 아니라
혼신의 힘을 다하여 움터
해를 향하여, 하늘을 향하여
피워내고 있었구나.
이런 말 적당한지 모르겠지만
참 기특하다,
너와 나의 삶.
꽃아, 아침마다 비추는 해와
때를 따라 내리는 비와
돌보는 손길을 받아
아름답게 피워내자, 우리의 삶을.
 
 
 
 
 
 
 

-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