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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詩 < 꽃 없는 묘비 > 주민현 본문
꽃 없는 묘비
우크라이나에게
시간의 열차 맨 뒤 칸에 서서
지나온 시절의 영사기를 돌리면
쏘아 올린 포탄에
아이들의 신발이 날아가고
산불에 집을 잃은 새들의
완전한 멸종을 슬퍼하는 이들이
저마다 작은 행진을 벌이고 있어요
이제는 작은 것을 말하고 싶어요
작은 거미가 만드는 집의
조형적인 아름다움
새가 물고 날아가는 나뭇가지의
가느다란 기쁨
번지는 저녁 그림자 아래
고양이의 가르릉
이 사고뭉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없이 걸어요
도시의 호텔은 고독한 눈동자
부랑자는 끝내 들어갈 수 없는 두꺼운 철문
뒷골목에서 아동복을 파는 노점상이
옷들의 긴 첨탑을 쌓아 올리고
네 이웃을 위로하라, 맨 꼭대기의 교회가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어요
개들은 아름다워요
존재의 불행을 깨무니까요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얼굴만을 기록해왔지만
당신과 내가 같은 호흡을 나누어 가진다면
우리의 얼굴도 다시 쓰여야겠지요
시든 꽃과 죽은 새와 이름 모를 당신과 걸으며
우리 가방에 달린 작은 방울이 흔들릴 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전부인 세계라 믿으면
이 지면은 평평해요
세계의 가장 사적인 얼굴을 수집하며
울퉁불퉁한 길을 함께 걸어요
나는 더 작은 집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당신은 폭격을 피해 떠나고 있어요
그 나라엔 영문을 모르고
주인 곁에서 끙끙거리는 개가 있겠지요
거리엔 크고 작은 묘비들이 꽃 없이 생기고 있어요
주민현, 「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 에서
알고 있나요,
당신과 나는 같은 호흡을 나누어 가졌다는 걸.
하나의 존재로부터 부여받은 그 숨결은
당신과 내 속에 동질의 생명을 주었죠.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내가 믿는 건 바로 그것이예요.
당신은 나와 무관하지 않아요.
그러므로 나는 나를 위해 기도할 때에
당신을 위해서도 기도해요.
나의 안전과 평온과 어떠한 도움을 구할 때에
당신에게도 같은 것을 내려달라고..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해 달라고..
-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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