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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아무 것도 못하는 사람 본문
내 직업은 하늘 위를 둥둥 떠다니는 사람이 되기 쉽다. 아이돌 그룹 활동을 한창 하는 10대 후반부터 20대까지는 대중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일 대부분을 회사가 케어해준다. 아티스트가 무언가 경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조력해주시는 분에 의해 자연스럽게 조정될 때가 많다. 내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해외를 나갈 일이 있을 때 비행기 티켓을 대신 예약해주시는 등 나를 대신해 여러 일들을 도와주는 직원분들이 계신다.
반면 같은 시기를 살아가는 또래 친구들은 우리와는 사뭇 다른 일들을 감당하며 사회의 일원이 되어갈 준비를 한다. 혼자 자취방을 구하거나 때론 집주인과 씨름하며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하고, 환승을 잘못 했네, 이 길은 택시를 탔으면 안 됐네 하면서 하루의 에너지를 다 써버리는 시행착오를 반복하기도 하며, 빠듯한 알바비를 모아 배낭여행을 떠나 별의별 상황을 겪기도 한다. 그뿐이겠는가. 회사에 들어가 사회생활을 배우고,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고 그걸 갚기 위한 계획을 세우며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공부를 해나간다.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아무 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이대에 맞게 해야 하는 일들을 놓지 않기 위해 자발적으로 이것저것 해보려고 노력했다. 남들에게 사랑받는다고, 조금 더 주목받았다고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빠져버리면 언젠가 뒤를 감당해야 할 스스로가 너무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다행히도 직접 돌보고 해결해야 할 사업이나 실무들이 내가 둥둥 떠다니지만은 않을 수 있도록 나를 땅으로 잘 끌어내려 주었던 것 같다.
이창섭, 「적당한 사람」 '슬픔의 삼각형' 중에서

내가 재력있는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내가 연예인과 같은 특정한 사람이라면..
힘들고 자잘한 것은 누군가 다 해주고 내 할일만 하고 살면 얼마나 세상살이가 쉬울까..
이런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나. 이것이 과거 시제인 이유는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
삶은 소비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 나는 하루에도 무수한 숫자들과 마주쳐. 제한된 수입으로 저축도 하고 적당한 소비도 하려면 예산짜기와 가격비교는 일상이야. 가성비가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찾는 일은 품도 많이 들고, 때론 풀리지 않는 수학문제를 푸는 것처럼 머리가 폭발할 것만 같아.
이 자잘하고 복잡한 일상이 자주 피로함을 불러오지만 나에게 남는 것이 있어. 바로 나만의 데이터. 일의 과정들이 하나의 특정한 기억으로 남으니까. 나는 그 안에서 인생을 배워.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아가고 있어.
어느 날 내가 재력가가 되거나 유명한 사람이 된다고 해도 지금의 마음 자세는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 다만 기꺼이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그 도움을 받아 좋은 결과를 함께 누리고 싶어.
-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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