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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입맞춤> 양세형

His제이 2024. 3. 7. 07:56

 

입맞춤

 
질 듯 말 듯 노을과 어둠의 밀당 속
늦잠 자는 가로등 밑
 
너와의 입김 속 씨름은
맑은 하늘 비행기의 꼬리구름처럼
끝날 기미가 없고
 
반딧불들의 열띤 행진은
너와 나의 그림자를 더 가깝게 만든다.
 
숨죽여 지켜보던 지붕 위 고양이도
조용히 눈을 감는다.
 

양세형 시집 「별의 길」에서

 

《The Kiss,1907~1908》 Gustav Klimt

 
입맞춤을 참 담백하고 예쁘고 귀엽게 표현한 시.
 
노을이 지고 별이 뜰 무렵,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이 의식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서로의 심장이 서로를 이끌어 사랑을 확인하는 이 순간은 얼마나 설레는 순간인가.
 
그토록 설레고, 소중한 순간이 과거형으로 머무른다면 참 슬픈 일이다.
 

보이지 않는 사랑은 눈에 보이게 표현해야 한다.
 
내가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기억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자주 손 잡아 주고, 자주 안아주고, 자주 사랑한다 말해주고, 자주 입맞춰 주는 의식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과거완료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 되기 위해서.
 

- J -

 
 
 
 
 
 
양세형 (198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