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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詩 <처음 가는 마을> 이바라기 노리코 본문
처음 가는 마을
처음 가는 마을로 들어설 때에
나의 마음은 어렴풋이 두근거린다
국숫집이 있고
초밥집이 있고
청바지가 걸려 있고
먼지바람이 불고
타다 만 자전거가 놓여 있고
별반 다를 것 없는 마을
그래도 나는 충분히 두근거린다
낯선 산이 다가오고
낯선 강이 흐르고
몇몇 전설이 잠들어 있다
나는 금세 찾아낸다
그 마을의 상처를
그 마을의 비밀을
그 마을의 비명을
처음 가는 마을로 들어설 때에
나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떠돌이처럼 걷는다
설령 볼일이 있어 왔다고 해도
맑은 날이면
마을 하늘엔
어여쁜 빛깔 아련한 풍선이 뜬다
마을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지만
처음 온 내게는 잘 보인다
그것은
그 마을에서 나고 자랐지만
멀리서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영혼이다
서둘러 흘러간 풍선은
멀리 시집간 여자가
고향이 그리워
놀러온 것이다
영혼으로라도 엿보려고
그렇게 나는 좋아진다
일본의 소소한 마을들이
물이 깨끗한 마을 보잘것 없는 마을
장국이 맛있는 마을 고집스런 마을
눈이 푹푹 내리는 마을 유채꽃이 가득한 마을
성난 마을 바다가 보이는 마을
남자들이 으스대는 마을 여자들이 활기찬 마을
이바라기 노리코, 「처음 가는 마을」에서
처음 가는 마을에 들어서는 마음.
낯선 산, 낯선 강,
낯선 사람들이 사는 그곳에서 나는 이방인.
조심스런 마음으로 기웃거리기도 하지만
이름표를 떼고 걷는 마음은 가볍기도 하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를 만날지
예상할 수 없는 그 두근거림은
두려움과 기대감이 맞잡은 손.
예전에 나는 그런 모험심을 참 좋아했었지.
지금은 익숙한 것에 길들여져 그 두근거림을 잊었네.
여름 휴가를 계획하며, 익숙한 노선을 접고
처음 가는 마을에 들어서는 건 어떨까 생각해 본 아침.
- J -
이바라기 노리코 茨木のり子(1926 ~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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