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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09먼저 다가가기 위한 작은 행동

His 제이 2023. 6. 30. 07:16

 

# 9강
먼저 다가가기 위한 작은 행동

 
 

 
 
1
마음은 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라면 몸은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는데, 마음은 만질 수 없고 볼 수 없는다는 것. 그래서 마음을 '물질'로 만들면 진심을 전달하는 데 효과가 있다. 내가 어떤 사람과 친해지지 못하고, 어떤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더 친해지고 싶은데 대화에도 끼지 못한다면 일단 가까워져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가깝다'는 느낌은 추상적이니 간단하게 물리적으로 생각해보자. 물리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1차원적으로 생각해보자는 것. 완벽하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실마리 하나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아싸(아웃사이더) 정도가 아니라 무리와 동떨어져 있고 이질감이 들 때 우리는 관계의 온도가 낮아진다는 표현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여러 행사나 모임이 비대면으로 치러졌었다. 일본 BBT대학 뿐 아니라 미국 등에서도 '아바타 로봇 졸업식'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첫 번째 반응은 기괴하고 무섭다는 것이었다. 아바타 로봇 졸업식이 최첨단 미래 기술을 멋있게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굉장히 차갑고 음산해 보인다. 그래서 면대면으로 대화하는 것이 비대면보다 훨씬 더 생생하고 오해가 만들어질 일도 적다. 팬데믹 때문에 대학에서 대부분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했지만 교수들은 오프라인에서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수업하는 걸 더 선호한다. 그래야 학생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3
그런데 팬데믹으로 도시가 봉쇄되고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절에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준 분들이 있다. 바로 배달 노동자들이다. 택배기사님을 위해 간식과 편지를 준비해서 문밖에 놓은 사진을 심심치 않게 보았을 것이다. 그건 사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은 아니다. 그런데 그런 장면을 보면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감성의 온도가 올라간다. 편지와 간식을 준비해놓은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 실시간 대화가 없는데도 다정하고 기분 좋은 대화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음을 만져줬기 때문이다. 연애를 한다면 전화나 문자로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직접 만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안아주어야한다. 스킨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택배기사님에게 전달한 편지와 간식 사진을 보면 물질만 접촉했는데도 서로 고마워하는 마음은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심지어 서로 얼굴을 못 봤는데도.
 
4
아바타 로봇 졸업식에는 '실시간'이라고 하는 대화 요소가 있었지만, 본질은 변해버렸고 졸업식의 감동과 설렘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실시간으로 소통한다고 해서 관계의 온도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배달하는 분들을 위한 편지와 간식은 '실시간'을 염두에 두지 않은 소통 방식이다. 하지만 상대를 위해 물질을 남김으로써 마음이 연결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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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더 나아가, 우리가 어떤 미래를 지향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실험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마케팅 심리학자이자 토론토대학교 마케팅학과 교수인 리아 카타파노 Rhia Catapano의 재미있는 실험이다. 그는 이 실험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어떤 소통 개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정의해주었다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신문 기사를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로 볼 수 있지만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유료이다. 리아 카타파노는 신문 구독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오늘부터 「뉴욕타임스」 기사를 유료로 봐야 한다면 종이 신문으로 보실래요, 아니면 태블릿으로 보실래요? 구독료는 똑같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지금이 어느 시절인데 누가 종이 신문을 봐요?' 하면서 온라인 구독을 신청한다. 종이 신문을 신청한 사람보다 온라인으로 구독하겠다고 한 사람이 6배나 더 많았다. 그러고 나서 그들에게 다시 이렇게 제안한다.

 

A그룹 : 1년 동안 특별 할인 가격으로 종이 신문을 매일 배달해줌.

B그룹 : 1년 동안 특별 할인 가격으로 온라인(모바일) 구독을 할 수 있음.

 

이렇게 제안하고, 1년 구독료를 최대 얼마까지 낼 용의가 있는지 묻는다. 앞에서 6배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구독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런데 재밌는 건 A그룹, 즉 종이신문을 구독하는 쪽이 온라인 구독을 하는 B그룹보다 3배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라인 구독을 선택했지만 우리가 더 마음을 쓰고, 뭔가 더 값을 치르고 싶은 건 '물질'이 있을 때라는 것이다. 무언가 만져지는 것이 인간의 마음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 연구는 우리는 디지털(온라인)을 선택하지만 물리적인 것(만져지는 것)에 더 마음을 쓴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5
물질 하나로 상대와 나 사이에 벽이 사라질 수도 있다. 저자는 한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졸업식에 참석했는데 상을 받는 학생들(전체 학생의 10퍼센트)은 졸업식에 직접 참석하고, 상을 못 받는 학생들(전체 학생의 90퍼센트)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고 한다. 아마 일본 BBT대학처럼 졸업식을 했다면 집에서 참석하는 사람들은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다. 상도 받지 못하고 졸업식장에 직접 참석도 못했으니까. 그런데 주최측에서 빈 객석을 졸업식장에 오지 못한 학생들의 사진으로 채웠다. 등신대처럼 만들어놓았더니 졸업식에 온 친구들이 그 패널을 보며 반가워하고 만져본다. 그 패널은 포근하지도 따뜻하지도 않다. 그런데도 함께 셀카를 찍고, 사진을 그 친구에게 보내면서 "너도 수고했어"라고 말해준다. 그 모습을 온라인으로 지켜보는 친구들은 다시 "고마워. 네가 우리를 대표해서 상 받는 거야. 잘했어" 하고 따뜻한 말로 축하해준다.
 
6
만져줘야 한다. 만져지지 않는 걸로는 사람과 소통하기가 어렵다.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을 위해 작은 선물을 건네주라. 비싸지 않아도 된다. 그 사람의 마음을 상징하는 어떤 물질을 만지는 건 손을 만지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아싸라고 생각되어 고민이 된다면, 좀 더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싶다면, 조금이라도 더 용기를 내서 그 친구들에게 커피 한 잔을 놓든 캐러멜 하나를 놓든 박카스를 놓든 작은 물질을 나눠보라. 그 물질을 만짐으로 인해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7
사람의 뇌를 햅틱haptic, 즉 촉감의 뇌라고 한다. 인간은 촉감을 통해서 서로 더 가깝게 느낀다. 부모자식 사이 또는 연인 사이에 더 많은 애정과 애착을 형성하는 것 역시 서로의 피부를 접촉하고 이를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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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부터 1989년까지, 24년간이나 루마니아를 통치한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라는 악질적인 독재자가 있었다. 당시 루마니아는 공산주의 국가였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는 루마니아도 여타 유럽 국가들처럼 베이비붐이 불면서 출산율이 높았고 자연스레 인구도 급증했다. 하지만 1950년대 중반 이후 피임범이 보급되면서 출산율이 점차 하락하다가 1960년대 중반에 이르자 저출산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차우셰스쿠는 피임과 낙태를 금지했고 피임기구를 수입하는 사람은 사형에 처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모든 가정마다 자녀 4명을 두도록 강제했다. 반발하는 사람에겐 '금육세'라는 걸 매겨서 세금폭탄을 투하했다. 당연히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었는데 산모가 스스로 유산을 시도하다 죽기도 하고, 아이를 넷이나 낳았지만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어 수많은 아이들을 국가가 운영하는 고아원으로 보내기도 했다. 차우셰스쿠의 인구정책이 고아 양산 정책이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당시 루마니아 국가경제는 파탄 지경이었다. 당연히 고아원에 지원할 식량도 예산도 부족했다. 추운 겨울에 아이들은 주위에 떨어야 했다. 인력도 부족하다 보니 정부는 고아원에 이런 지시를 내렸다.

 

"아이들이 울더라고 절대 안아주거나 반응하지 마라."

 

태어나자마자 고아원으로 입양된 아기들은 한 번도 따뜻하게 안겨보지 못했다.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나자 15만 명 이상의 고아가 발견되었고, 그중 많은 아이들이 서양으로 입양되었다. 주로 3~5살 사이의 아이들이 입양되었는데, 뇌 발달이 느리거나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극단적으로 소시오패스 성향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후 아이들에게 관심을 주고 풍부한 자극을 주자 정서는 조금씩 회복되었다.

이 안타까운 사건으로부터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만질 수 없으면 애착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
 
8
애착은 애정보다 더 우선되는 개념이다. 애착은 곧 터치, 스킨십이다. 인간에게 촉감은 매우 중요하다. 가까워지고 싶은,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든 손을 잡고 안아주어야 한다. 그런데 바로 안아주면 이상하게 보거나 오해를 살 수 있다. 조심해야 한다. 그러니까 그전에 먼저 내 마음을 담은 물질, 촉감을 느낄 수 있는 걸 대신 건네주는 것이다.
 
9
아기들에게는 그 물질이 애착인형이다. 아기는 양육자와 밀착해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운다. 넘어지거나 깜짝 놀라 울 때, 엄마나 아빠가 와서 안아 주면 바로 안도감을 느낀다. 양육자의 촉감, 체온, 냄새를 느끼면서 안정감을 찾고 스트레스가 낮아지는 것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양육자와 떨어지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때 아이는 양육자를 대신할 대상을 스스로 만들어두면서 자기만의 안식처를 찾는다. 그것은 베개가 되기도 하고 이불이 되기도 한다.
 
10
애착인형까지는 아니지만 나의 마음이 담긴 무언가를 친구에게, 동료에게 건넨다면 그 작은 조치 하나가 힘을 발휘할 것이다. 가장 동물적인 것 같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이것이 나를 아싸에서 점점 인싸로 만드는 징검다리가 된다. 부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작은 물질을 준비해보기 바란다.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 저녁달

 
 

 


 
#적용해보자😇 

 
1. 나의 마음이 담긴 무언가를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에게 건네기
  
2. 주기적으로 일관되게 오랫동안 주는 것 추천!  - 개인적인 의견 :)

3. 그러려면 서로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준비
 
   ★ 상대방이 좋아할만한 것을 준비
 
4. 스킨십은 매우 중요. 특히 양육자는 자녀에게 충분히 해주기

 

 
 
 
 
 
 
 
 

우리함께 성장해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