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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시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류시화 본문
류시화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 중에서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나에게 부족한 것은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였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한쪽으로 비켜서 있는 이들
봄의 앞다툼 속
먼발치에 피어 있는 무명초
하루나 이틀 나타났다 사라지는 덩굴별꽃
중심에 있는 것들을 위해서는 많은 눈물 흘리면서도
비켜선 것들을 위해서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산 자들의 행렬에 뒤로 물러선 혼들
까만 씨앗 몇 개 손에 쥔 채 저만치 떨어져 핀 산나리처럼
마음 한켠에 비켜서 있는 이들
곁눈질로라도 바라보아야 할 것은
비켜선 무늬들의 아름다움이었는데
일등성 별들 저 멀리 눈물겹게 반짝이고 있는 삼등성 별들이었는데
절벽 끝 홀로 핀 섬쑥부쟁이처럼
조금은 세상으로부터 물러나야 저녁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아, 나는 알지 못했다
나의 증명을 위해
수많은 비켜선 존재들이 필요했다는 것을
언젠가 그들과 자리바꿈할 날이 오리라는 것을
한쪽으로 비켜서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비켜선 세월만큼이나
많은 것들이 내 생을 비켜 갔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였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잠깐 빛났다
모습을 감추는 것들에 대한 예의였다.
- 류시화
🌿💚🌿
나를 위해 비켜선 존재가 되어주었던 수많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비켜서 있던 당신의 아름다움과 귀함을 알아보지 못해 미안해요.
이제는 내가 당신을 위해 비켜선 존재가 되기를..
당신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당신의 존귀함을 알아보며,
당신을 위해서 눈물 흘릴 수 있기를 바래요.
고마워요 모두..🥲✨
류시화 (19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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