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봄, 봄날은 아침🌿

책 <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 #10아무것도 이루지 않아도 괜찮다/기시미 이치로 본문

힘이 되어 줄 책

책 <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 #10아무것도 이루지 않아도 괜찮다/기시미 이치로

His 제이 2023. 12. 20. 07:55

 

아무것도 이루지 않아도 괜찮다

 



목표는 미래의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에서 나는 공헌을 길잡이 별이라고 표현했다. 여행자가 길을 갈 때 지표로 삼는 북극성이 길잡이 별인데 이 별만 잃어버리지 않으면 길을 헤매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길잡이 별은 우리가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인생을 살 때 지금 뭘 위해 살고 있는지 목적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준다. 그리고 그 별은 아득한 저편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머리 위에 있다.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이렇게 살아서 일하는 자체가 공헌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아무 목표가 없어도 된다는 소리가 아니라 하루하루 하는 일이 오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게 아니어도 된다는 뜻이다. 성공만이 일의 목표가 되면 성공하지 못했을 때 일하는 의미를 잃고 일상에서 공헌감을 느끼지 못한다.

 

미키 기요시의 말대로 성공은 과정이다. 성공은 뭔가를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행복은 존재다. 뭔가를 이뤄야 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한 일이 어떤 형태로든 타인에게 전해진다는 사실을 알면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나는 책을 많이 썼지만 내 책을 읽은 사람과 직접 만나 대화해 본 경험은 많지 않다. 판매 부수는 얼마나 많은 사람 손에 내 책이 전해졌는지 보여 주지만 많이 팔렸다고 해서 공헌감으로 직결되진 않는다. 나는 단 한명이라도 필요한 사람에게 내 책이 전해져 그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를 목표로 한다면 그저 성공해서 세상의 인정을 받고 싶어 책을 쓰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일하면서 공헌감을 느끼던 사람은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공헌감을 전혀 못 느낄까?

 

「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 」 기시미 이치로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 나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의 도움을 받기도 해.

 

내가 오늘 먹은 빵에는 그들이 경작한 곡물에 담긴 땀이 스며있어. 우리는 그렇게 연결된 존재들이야.

 

내가 한 일이 타인에게 전해진다는 건, 내가 도움을 준다는 건 참 기쁘고 감사한 일. 

 

내가 살아있음과 나의 존재가 환영받고 있다는 느낌을 선명하게 해줘.

 

일로 공헌감을 느끼던 사람이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공헌감을 못 느끼게 될까?

 

일이 필수는 아니야. 우리는 존재자체로 공헌이 되기도 하니까.

 

그러니 병상에 있거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더라도 살아있는 것만으로, 곁에 있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게 위안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어.

 

누군가에게 이미 그런 존재인 우리들을 축복하며 :)

 

 

 

 

- J -

 

 

 

 

 

 

기시미 이치로 (きしみいちろう 1956 ~ 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