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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꽃잎 한 장처럼> 이해인

His제이 2024. 6. 17. 22:39

 

꽃잎 한 장처럼

 

살아갈수록

나에겐

사람들이

어여쁘게

사랑으로

걸어오네

 

아픈 삶의 무게를

등에 지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으며 걸어오는

그들의 얼굴을 때로는

선뜻 마주할 수 없어

모르는 체

숨고 싶은 순간들이 있네

 

늦은 봄날 무심히 지는

꽃잎 한 장의 무게로

꽃잎 한 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오랫동안 알고 지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 가리라

천국에까지

 

이해인 「꽃잎 한 장처럼」에서

Doris Joa 作

 

 

 

꽃잎 한 장의 무게로

꽃잎 한 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 가리라

천국에까지

 

 

어쩜 이런 표현을...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천국에까지 들고 가겠다니.. 그들은 자신과 함께 포개어진 꽃 한 다발이 되어 그분의 손에 들리겠지. 너무 아름답다.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인지.

 

- J -

 

 

 

 

 

 

시인 이해인 19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