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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봄, 봄날은 아침🌿

너한테 실망했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절할 것 같았다. 듣고 싶지 않은 말 중에서도 가장 듣기 힘든 말이었다. 실망했다는 건 나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는 것이고 다른 사람의 기대를 먹고사는 내게 그 사람의 기대가 꺾였다는 건 매달려 있는 사다리 다리를 걷어차는 것인 걸.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보다 실망했다는 말을 듣는 꿈을 꾼 날의 베개가 더 축축했다. 그런 아침은 온몸이 저릿해서 하루 종일 조심하곤 했다. 어른들에게 혼이 날 때나 친구와 말다툼으로 투덕거리는 동안에도 실망했다는 말을 들으면 그 순간 뇌가 흔들리고 앞뒤 상황이나 문맥 없이 미안하단 말이 먼저 나온다. 오해가 있다고, 잘잘못을 따지자면 내가 먼저 잘못한 것은 아니라고 하고 싶은 마음은 미뤄두고 실망이란 단어를 듣기 힘들어서 냅다 사과부터..

행복을 바란다는 말을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행복이라는 가치 앞에서 헐값에 팔리는 애타는 마음들을 본 적이 있다. 내 이십 대의 행복은 주변 모두를 불행하게 했다. 내가 나의 행복을 추구할수록 아버지의 건강은 나빠졌다. 몇 년간을 괴로워하며 서로가 납득할 만한 행복이 있지 않을까 찾아봤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그때 내 행복은 죄책감을 수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는 아버지보다 더 불행해졌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바랄 때, 그 이유가 너의 행복이라는 말은 종교 전쟁의 이유처럼 강력한 명분이 된다. 성스러운 전쟁이라고 자칭하는 종교 전쟁이 무서운 이유는 내가 행하는 악이 선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상처를 주고 나서 아련한 표정으로 자주 뱉는 라는 말은 너무나도 쉽게 착한 표정..

처음 사랑하는 사람은 처음 사랑을 하는 사람은비록 보답 없는 사랑을 할지라도 신이다그러나 그 보답 없는 사랑을다시 또 하고야 마는 그 사람은 바보이다 나는, 그런 사랑을 하는 나는, 바보 같은 사람받지도 못하는 사랑에 또다시 빠져 버렸다!해도 달도 별들도 나를 보고 웃으면나도 따라 웃는다 ㅡ 그리고 죽어간다 어딘지도 모를 길 위에 밤이 내리고내 병든 마음, 내 지친 팔다리여!그때 축복처럼다정한 달빛이 내 위로 쏟아진다 다정한 달빛으로나는 밤의 두려움을 잊을 수 있다내 고통은 어느덧 사라지고눈가엔 어느새 이슬이 넘친다 “당신의 사랑스런 이는 어디에 있습니까그토록 아름답던 당신의 노래마법에 걸린 듯 거센 불길이당신의 마음을 휘감던 그 무렵” 지금 그 불길은 꺼져 버리고이내 마음은 이미 차가워졌습니다하지만 ..

내가 짝사랑을 하는 동안에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스쳐 지나간 것이 고맙고 내가 당신의 존재를 알게 된 것만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당신 것 중에 내가 가지고 있는 건 일기장에 하루걸러 하루 적힌 이름뿐일지라도 나는 당신에게서 사랑도 배우고 체념도 배우고 미련도 배운다. 나를 바라봐 주길 바라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피하게 되는 동공은 왜 통제가 되지 않는지, 멈춘 줄 알았던 심장은 어떤 원리로 다시 그렇게 빨리 뛰게 되는지, 내가 원래 알고 있던 외로움과 당신에게서 배운 외로움이 어떻게 다른지 아무도 가르쳐준 적 없지만 나는 혼자서 다 알 수 있다. 자꾸 생각하고 오래 생각하면 다 그렇게 알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알게 된 모든 것들은 다음 날 당신을 마주치는 순간 다 잊게 된다. 그럼 나..

죽음을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이럴 거면 죽고 싶었다기보다, 이곳도 나쁘지 않지만 저곳도 괜찮겠다는 생각이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 곳,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그곳에서는 다시는 헤어지지 않고 영원히 지낼 수 있으니 지금 떠나도 미련 없겠다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 싶은 것도 있지만 정확히는 헤어졌던 과정을 다시 겪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만히 서 있는 것도 다리에 힘을 주고 있어야 하는 이승보다 구름 위에서 둥둥 떠다닐 수 있는 하늘나라에서 얼굴 맞대고 같이 살고 싶었다. 그런 말들을 습관처럼 하던 때에는 옆에 있는 사람들 보다 떠나간 사람들 생각을 더 많이 했다. 떠나간 이들에 대한 기억은 한없이 아름답기만 한데 내가 기억하는 것이 맞는지 대조해서 물어볼 수도..

그리움 그리움이란 내게 맞지 않는 연미복 같은 것이어서늘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만들고이왕지사, 벗어제낄 수도 없는 어떤 것이었습니다잠기지 않는 문의 문고리를 안에서잔뜩 부여잡고 있다고나 할까요보다 두려운 일은어둠 속의 빛들이지요오늘도 어색하게 잠 못 드는 당신이 있다면그건 바로 접니다 구름은 어디로 흘러갔는지물소리, 새소리, 녹음된 테이프를 틀어놓고황망히 떠나보는 먼 길야윈 눈썹만큼이나 조급하게 창 밖은어떤 정표로 흰 눈을 뿌리고나는 발자국을 지우며 걸어갑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이이렇게 막막한 일인 줄은난 진작 알지 않았던가요사랑이란 언제나 처음 신어보는 구두 같아서쉬지 않고 생채기를 갖다 붙이고떼었다간 다시 한번 갖다 붙이고맑은 물 한줄기만 보내줍니다발자국만 남기고 떠나갑니다 박철, 「영진설비..

새벽이 올 때까지 다들 죽어가는 사람들에게검은 옷을 입히시오. 다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흰 옷을 입히시오. 그리고 한 침대에가지런히 잠을 재우시오. 다들 울거들랑젖을 먹이시오. 이제 새벽이 오면나팔 소리 들려 올 게외다. 시인 윤동주 3.1절을 맞이하여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읽어 본다. 거듭되는 절망과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 그 어려운 일을 시인은 하고 있다. 조국을 잃어 본 적 없는 나로서는 좀처럼 알 수 없는, 그러나 상상할 수 있는 조국에 대한 열망과 사랑. 그 열망과 사랑 안에서 연대를 이룬 선조들이 목숨을 담보로 하여 대한 독립 만세를 불렀다. 자신들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 또 그다음 세대를 위해서. 그다음 세대인 나는 ..

에리카라는 이름의 나라 제주에서 만나 친구가 된에리카의 뺨이 희다 해도 검다 해도 에리카는 에리카화를 내도 격렬하게 웃어도 내가 좋아하는 에리카에게내가 좋아하는 텅 빈 수수깡을 한다발 안겨주고 싶다 눈이란 외로운 사람들이 모아둔 일기 같고도착하기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 내가 포착한 에리카와그 포착을 빠져나가는 에리카 사이 "여자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라고 쓴 울프의 일기와 비비언 마이어의익살스러운 사진 속으로우리가 피워 낸 고독한 향을 흔들고 싶다 에리카의 머리카락이 붉다 해도 흐른다 해도 우리에게는 노래하는 유쾌한 모자가 있어뉴 노멀의 시대, 뉴 노멀의 시대, 마치해피 버스데이 노래처럼 흘러나오고 제2공항 건설로 이 테이블은 대립하고이 탁자는 쪼개질 것 같다 해안선을 정치적..

2월의 뒤꿈치 겨울이 간다고그다지 마음 긁지 않았듯이 멀어지는 당신을 보며산타를 보낸 어린아이처럼 슬퍼하지 않겠노라. 감춰두고 싶은 당신은누군가의 봄으로 돌아가소서. 나선미, 「너를 모르는 너에게」에서 그대를 봄으로 맞이한 사람은세상에서 가장 큰 행운을 맞이한 사람. 행복하소서... - 제이

겨울밤의 그대 겨울밤 달 하나함께해 주던 밤 그대가 왔다오랜 어둠을 밝혀주었다 달은 서운했는지애꿎은 별 탓하고 별빛 아래 나는'그대만치 빛날 것 없다’생각도 하였다 달도 별도 숨어단 하나 빛나고 나는 이를사랑이라 하였다 밤하늘이 밝다 이경선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에서 무수한 시간이 지났으나무관한 사이가 되었으나세상 가장 빛나던 넌아직도 변함없이 내 안에서 빛나.그 빛이 사그라지는 날이 올까,없던 것처럼 잊는 날이 올까,모르겠지만 이 말은 전하고 싶어.나의 오랜 어둠을 밝혀 주어서고마웠다고,평행선을 걷게 되었지만아름답게 기억하겠다고.. - 제이